45. 잘 맞는 옷을 입은 느낌

요즘은 참 바쁘고, 감사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실 바쁘다는 표현을 좋아하진 않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들로 꽉 찬 하루들이 매일 지속되고 있다고 바꿔 말하고 싶습니다. 4시 30분에 일어나서 12시 전후로 잠들지만, 크게 피곤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요즘입니다. 어느새 수업은 한달에 100타임이 됐고, 촬영도 하고..이동 시간이 많긴 하지만 덕분에 원하는 책도 꾸준히 읽어가면서 몸에 딱 맞는 라이프 스타일을 찾은 기분이 듭니다. 

꾸준히 수업에 찾아와 주시는 분들께 참 감사하고, 제 촬영의 시선을 알아봐주시고 맡겨주시는 분들께도 감사합니다. 굉장히 능동적인 삶 같지만, 누군가 절 찾아주지 않으면 요가 수업도, 촬영도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제 삶은 가장 능동적이면서, 가장 수동적입니다. 동시에 이건 제가 이뤄낸 것도 아니고, 어떤 시기에 적절하게 누군가를 만나 인연의 힘을 받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적절한 시기에 무언가에 연결되는 감각, 제가 최근에 가장 많이 생각하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이런 감각은 제 통제 바깥에 있는 것이라, 가끔은 그저 신기하고, 또 언젠가 나는 무언가로부터 끊어지겠구나 하는 생각도 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연결된 것에 최선을 다하고, 추후에 미련이 없도록 살아야겠다, 는 마음 가짐이 남습니다. 수많은 나라를 방문했지만, 다시 방문하게 되는 나라는 거의 없는 것처럼,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며, 오직 현재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나고 난 자리에 남는 것은 그때의 따뜻한 감정과 진심이라고 여전히 믿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그 순간에 임했다면 모든 것은 기억의 조각으로 남겨질 것이고, 마음을 다하지 않는 순같은 바람처럼 흩어질 것이라, 생각하고 오늘도 맡겨진 것에 감사하며 글을 씁니다.

남은 한 해도 잘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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