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일상을 살아가는 힘

최근 좀 더 이른 새벽 6시 수업을 시작하면서 친절하고 상냥한 회원분들과 하루를 열고 있다. 고등학생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는 이 수업에서는 새벽의 찬 공기가 금새 뜨거운 열기로 데워진다.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끓이는 티팟처럼, 어느새 사람들의 열정과 삶에 대한 애정이 우려져 공간을 가득 메운다. 한껏 땀을 흘리고 나면, 사실 힘들것 같지만 되려 에너지가 채워지는 경험을 한다. 땀 흘리며 시작한 하루는 하루를 살아가는 힘을 제공해주고, 부목처럼 일종의 지지대 역할을 해준다.

누구나 일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아니, 있어야 하기도 한다. 때때로 하루는 천년처럼 길고, 벅차게 느껴지기도 하니까.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요가이고, 누군가에게는 출근하는 길에 마시는 커피 한 잔이기도,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을 듣는 것일 수도 있다. 긴 하루를 마치고 마시는 맥주 한 잔이, 그 어떤 ‘한 가지’가 사실은 1년을 버티는 가장 중요한 무언가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차차 여유를 갖게 되면, 우리는 그런 ‘한 가지’가 없는 누군가를 지지할 수 있는 힘을 갖기도 한다. 그러면 어떤 문제에 대해서 너무 심각해지지 않고, 조금은 더 많이 웃을 수 있게 되고, 덜 화내게 되고,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지금 나에게 그 한 가지는 수업이고, 수업에서 만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나에게 무언가를 배우려고 찾아오지만, 사실 내가 가르쳐줄 수 있는 건 없다. 그저 정직하고 성실한 마음으로 앞에 앉아서 내가 받은 좋은 영향과 손짓들을 반복해서 전달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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