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탕가와 공동체
1편. 요가 공동체가 우리 삶에 갖는 의미에 대해
@다산 요가 다르마
요가와 공동체에 관한 주제를 가지고, 처음 발을 디딘 곳은 다산에 위치한 요가 다르마입니다. 독특하게도, 요가 다르마에는 5년부터 10년까지 오랫동안 이곳에서 수련을 이어온 도반분들이 참 많습니다. 다르마 회원분들은 일상과 요가를 매일 같이 하며, 삶과 요가의 접점을 매일 마주하고 동시에 다르마 샬라에서 함께 수행합니다.
정확한 자세를 취하는 것보다 매일 매트 위에 서는 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다르마 도반분들은 “수련은 매일하는 것이다.”라는 고집쟁이 홍승준 선생님 그리고 부드러운 미소로 맞아주시는 허연정 선생님과 함께 오늘도 아쉬탕가 수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쉬탕가와 공동체> 제 1편에서는 요가 다르마를 10년 넘게 이끌어오면서, 요가 공동체에 대해 어떤 철학과 마음을 갖고 계시는지 살펴보고, 이 아쉬탕가라는 체계가 우리를 무엇으로 이끄는지 함께 나눠봤습니다.
다르마 요가원에서 마이솔 수업을 10년 째 이끌어오고 계신 두 선생님.
다르마 요가원의 모습과 요가 공동체에 관한
두 분의 인터뷰를 담은 영상
다르마 아쉬탕가 요가원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홍승준 : 저희 요가원은 아담하지만 활기가 넘치는 공간입니다. 다른 요가원들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다르마 공동체에는 어머니들, 직장인들, 동시에 어머니이면서 직장을 겸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하루를 시작하기에 앞서 요가원에 함께 모여 아쉬탕가 시리즈를 함께 수련하고, 후에는 흩어져 자신의 일상을 시작하는 그런 공간입니다.
허연정: 다르마 요가원을 꾸려온지 벌써 10년이 됐네요. 어떻게 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는데, 10년이란 세월이 길긴 하지만 거창하게 포장하는 말보다 담백하게 ‘아줌마들이 많은’ 요가 공동체라고 할 수 있어요. (웃음) 저희와 비슷한 삶을 공유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아요. 요가와 육아를 동시에 하고, 아이를 키우며 가정을 꾸리고 계시죠.
다산 요가 다르마 샬라 전경. 이곳에서 매일 새벽부터 점심 시간까지 3번의 마이솔 수련이 진행된다.
아쉬탕가 요가 수련 중인 다르마 도반분들의 모습.
다르마 요가원이 이렇게 긴 시간 ‘공동체성’을 유지하며 올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홍승준 : 앞서 언급한 것처럼 동질감을 느끼는 생활을 하고 있어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학교에 애들을 보내고, 때로는 애들이 아파서 고생도 해보고, 방학 때는 애들이 집에 있어서 힘들고. 요가와 유가(육아)가 함께 붙어 있는 삶이죠.
종종 아쉬탕가 수련을 빠지는 날에는 집에서 화를 낸다고 농담을 하시곤 해요. 그런 일상을 함께 겪으며, 일종의 거대한 공감대가 저희를 여기까지 끌어준 게 아닐까 싶어요. 함께 수련하고, 삶의 실수에 대해 나누고, 서로 위로하고 지지하는.
그 외에 요가 공동체로 더욱 성장하기 위한 실천은 어떤 게 있을까요?
허연정 : 요가원에서 환경을 위한 실천을 독려하곤 해요. 추상적인 실천보다, 모두가 함께 실천할 수 있는 ‘가정생활’ 범위 안에서 제안하죠. 아이를 키울 때 물티슈를 너무 쉽게 쓰곤 하니, 함께 줄여보자거나 요가는 아사나 수련 뿐만 아니라 말의 수련도 포함되니 아이에게 하는 말이나 가르치는 언어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자고 권면해요. 자연에 가까운 것들, 요가에 가까운 것들을 하나씩 함께 실천하면서 더욱 단단해지고 있답니다. 그런 작은 것들이 모여 최근에는 큰 금액은 아니어도 다르마 공동체의 이름으로 기부도 진행했고요.
다르마 요가 공동체가 갖는 의미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해주신다면.
홍승준 : 어느 날 명상 중에 ‘공동체’라는 단어가 불현듯 떠올랐고, 그 단어가 온 몸을 울렸어요. 이게 대체 뭘까, 정말 이상해서 오랫동안 그 단어를 지울 수 없었죠. 시간이 자나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요가 수업을 하면서 차츰 그 때 그 울림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조금씩 선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일종의 소명 같은 느낌입니다.
요가 공동체 안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마음이 허전한 사람도 있고, 몸이 아픈 사람도 있죠. 하지만 모두 스스로 서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이 누구에게나 쉽지는 않죠. 하지만 함께 수련할 때, 우리는 서로에게 무언의 지지를 받게 됩니다. 제가 생각하는 요가 공동체는 바로 이것, ‘마음으로 지지’해주는 일을 하는 모임이에요. “나도 힘들지만 모두 함께 하고 있구나.”라는 마음을 갖게 해주는 것. 그게 다르마 요가 공동체의 중심축이라고 생각합니다.
힘들어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으면 서로 도와주고, 위로해주고, 선생님이 없어도 서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지해주는 모임이죠. 그리고 그 중심에 바로 아쉬탕가 수련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수업하며 스승과 제자 관계 속에서 배운 것들에 대한 이야기도 부탁드립니다.
허연정 : 선생(guru)와 제자(sisya)라는 전통은 아쉬탕가 체계에서 굉장히 특별한 것이지만, 정확하게 나뉘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만 어떤 시기에 선생의 ‘역할’을 맡을 뿐이죠. 저 또한 이미 선생님으로부터 받았기 때문에 전달할 뿐이에요. 또한 계속해서 배우는 자세를 갖추는 게 정말 중요해요. 그래서 매일의 배움을 나에게 가둬두지 않고 흘려주는 것이 이 전통의 주요 맥락이에요.
저는 수련을 하러 온 도반들에게 제 역할을 수행할 뿐이에요. 수련장을 벗어나면 제가 배우는 게 훨씬 많답니다. 때와 장소에 따라 역할이 바뀌는 거죠. “내가 널 가르칠테니 너는 배워”라는 건 정말 아니죠. 누구나 배울 준비가 되면 나눠줄 선생님이 자연스럽게 찾아올 것이고, 배움이 충분하다면 나눠줄 학생이 찾아올 거라 믿어요.
홍승준 : 누구나 아쉬탕가를 처음 배울 때는 어려워합니다. 어디서 마시고, 내쉬는지 조차 모르죠. 저는 모르는 부분을 알려주고,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시간이 지나 스스로 수련할 수 있는 힘이 생기고, 동력이 생기면 그때부터는 함께 수행하는 동반자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저를 선생님으로 존중해주시고, 무척 감사한 일이지만 저는 수행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저도 제 일을 하면서 육체적으로 힘들 때가 많거든요. 그럴 때마다 도반분들이 제가 바로 설 수 있도록 도와주시죠. 해가 갈수록 제가 많이 의지하고 있다는 걸 절실히 느낍니다. 이런 동반자의 관계를 유지하는 공동체가 있어서 참 감사할 따름입니다.


요가와 삶, 공동체.
허연정 : 다르마 공동체를 생각하면 감사한 마음이 제일 크게 떠오르죠.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요. 저는 훌륭한 지도자는 아니에요. 하지만 진심을 가지고 있다고 믿어요. 수업에 대한 진지함, 이 행위에 대한 진심이 있어요. 아이를 키우고 요가원을 운영하고, 동시에 살림도 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한 번도 수업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그만큼 저에게는 수업이 진실하고, 중요해요. 이 마음으로 다르마 공동체를 여기까지 이끌어왔는데, 제가 한 것이 아니라 회원분들이 마음을 알아주시고 지지해주셨기 때문에 가능한거라 생각해요.
홍승준 : 총각 시절에 굉장한 야망을 갖고 요가 수련에 매진했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사나에 대한 욕심도 많았죠. 그때는 원하는 만큼 노력을 할 수 있었고, 어떤 방해물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나고, 요가원을 돌보기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버겁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어느새 제가 명상 중에 떠올렸던 ‘공동체’라는 단어가 점점 삶에서 구체화되고 있다는 게 보이더군요. 오히려 제게 주어진 다양한 의무들을 함께 수행할 때 더 큰 자유로움을 느끼게 됐습니다.
요가와 삶, 저는 이 두 단어 중에 ‘삶’이라는 단어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요가는 나의 생활에 활기를 주는 도구죠.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더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저는 이 공동체 안에서 다르마 도반분들에게 이런 긍정적인 에너지와 일상을 건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드리고 싶습니다.
항상 믿고 따라주셔서 감사드리고. 함께 오랫동안 수련할 수 있도록 다르마 공동체를 건강하고, 깨끗하게 잘 지켜낼게요. 감사합니다.
<아쉬탕가와 공동체> 프로젝트의 첫 시작을 다르마 요가와 함께 감사한 마음으로 마쳤습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기획에 응해주시고, 사진과 영상 촬영에 임해주신 허연정, 홍승준 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편에서는 다르마 요가원에서 수련하고 계시는 도반분들의 모습을 사진과 글로 담아 소개할 예정입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