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의 부름
그는 웃옷을 벗은 채, 허리를 곧추 세우고서는 모래밭 위에 앉았다. 갸나 무드라를 한 채 두손을 무릎에 올려놓고, 눈을 감고 일정한 속도로 되풀이되는 파도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파도는 생겨나고, 사라지고를 반복하며 마치 세계를 은유하는 듯, 계속해서 있음과 없음을 말없이 반복했다. 낮과 밤, 빛과 어둠, 태어남과 죽음은 파도소리와 동일하게 느껴졌다. 그는 조용히 앉아 파도소리로부터 무언가를 배우고 싶은 듯 가만히 앉아 있을 뿐이었다. 부드러운 모래는 조용히 엉덩이를 감싸 앉고, 여기에 편히 있으라는 듯 자리를 내어주었다.
얼마 간의 명상이 끝나면, 그는 앉은 채로 허리를 굽혀 다리 사이로 고개를 밀어넣었다. 두 종아리가 귀를 감싸고, 몸을 깊숙이 숙일수록 우주에 있는 듯한 느낌이 그를 사로잡았다. 그것은 단순히 ‘asana’에 불과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요가의 부름, 수행자로서의 강한 끌림을 무한한 바다 앞, 모래밭 위에서 느낄 수 있었다. 그는 그 편안하고도 묘한 느낌을 무어라 설명할 수 없어서 얼마간 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가는, 바다로 천천히 걸어나갔다.
물살을 거슬러 조금 더 걸어나가면, 서서히 물이 목까지 차오르는 것을 느끼고 이내 몸을 완전히 무한의 세계에 담글 수 있었다. 몸은 아주 작았지만, 몸 전체를 물 안에 담그면 세계와 자신이 동일시되는 느낌이었다. 그것은 아트만과 브라흐만의 결합을 의미했다. 다만 그것을 느낌으로만 알 수 있을 뿐, 그는 그 묘한 느낌을 언어로 설명할 수는 없었다. 자연스럽게 그는 숨을 마시고, 물 안으로 들어가 아트만과 브라흐만의 결합을 느낀 채 호흡을 멈췄다. 약 1분간 그는 완전한 결합 속에서 우주를 느낄 수 있었다.
무한한 바다는 어디에서 끝나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몸을 바다에 담그고 있으면 나 자신 전체가 바다 전체와 동일하게 되는 그 느낌이 묘하게 느껴질 뿐이었다. 그는 몇 번이고 바다에 몸을 담궜다가, 다시 나오기를 반복하며, 바다로 빠지는 것 곧 세계를 나와 동일시 여기는 것이 일종의 ‘정화(chikitsa)’ 작업처럼 느껴졌다. 이번에는 발을 띄워 마치 죽은 사람처럼 바다에 몸을 띄웠다. 바다의 소리는 우주의 소리와 동일해졌고, 정처없이 유랑하는 바다 위의 나뭇가지처럼 둥둥 떠 있기를 반복했다.
그것이 우연한 요가, 세계와 나를 묶는 부름의 시초였다. 그는 바다에서 나와 이제 진지하게 요가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