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수행에 관한 것

요가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무래도 나와 가까운 일이 아닌가 하는 ‘느낌’ 때문이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균형과 신전에 관한 운동을 자주 했고 몸도 유연한 편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Asana와 비슷한 자세들을 종종 혼자 해왔고, 홀로 명상에 잠기거나 묵상하는 것을 즐겼기 때문에 요가는 나에게 무척이나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 무의식이 네팔 여행과 맞물리면서 자연스레 30일간 집중적으로 요가 수련을 하게 되었고, 그동안 요가에 관한 궁금증이나 자세에 관한 것들이 술술 풀리며 나는 어느새 Yogi가 되었다.

Yogi, 요가를 수행하는 남성을 일컫는다. 나는 ‘요기’가 되었고, 매일 아침마다 아사나와 명상을 수련하게 되었다. 요가는 ‘수행’을 위한 학문체계다. 요가의 사회적 이미지는 필라테스와 쌍벽을 이루며 날씬한 몸을 유지한다든지, 유연해진다든지 하는 신체운동에 한정된 방식으로 설명되곤 하지만, 실제로 요가의 아사나는 일부분에 불과하고, 호흡과 명상, 철학에 대한 이해 등 다양하게 알고 수련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 하지만 결국에는, 모두가 강조하는 ‘꾸준한 수행’에 이르게 된다. 잠깐 배웠다가 멈추게 되면 운동에 그치지만, 짧은 아사나의 플로우라도 매일 하게 되면 신체가 강해지고 마음이 유연해지며, 결국 자신의 내면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왜 요가인가, 라고 묻기 보다 “인간은 왜 수행을 하는가”라고 묻는다. 깨닫기 위해, 자유롭기 위해, 인간은 그렇게 독립적 존재로 서기 위해 ‘수행’을 거친다. 요가의 맥락에서 보면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스스로를 단련한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난다든지, 직장에 가서 사명을 갖고 일한다든지,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하기 위해 노력한다든지. 모두가 살아가는 방식이 있고, 자유를 위해 자신만의 정답을 세우고, 신을 만들며, 그것과 하나되기 위해 힘쓴다. 크게 보면 모두 수행에 관한 것이다. 자유와 행복을 위한.

하지만 요가의 철학과 역사를 살펴볼 때, 요가는 인도철학과 더불어 세계의 큰 축을 담당하는 수행체계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은 누구나 고통 앞에 던져진다. 사는 것, 태어나는 것 자체가 고통이다. 고통은 없애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고통은 우리에게 맞설 만큼, 그것을 인정할 만큼 강해져야 함을 이야기 한다. 각자가 가진 고통의 무게 또한 다르다. 불공평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별 수 있는가. 인간은 던져질 뿐, 선택의 권한은 없다. 이는 불행한 일인가?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면, 불행하다고 느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맞서야 하는구나, 라고 생각한다면 자유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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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는 요가일 뿐, 요가가 아니다.